전체 글 (60) 썸네일형 리스트형 800 https://youtu.be/UriEsQU_Xcg?si=7c4TvAHgUxqwImno 분위기 잡기용 브금 겨울날 빌딩이 높은 곳에서는 산의 겨울과 비슷한 소리가 났다. 사현은 가끔 자신이 아는 것과 비슷한 소리 때문에 발걸음을 멈춰야 했는데, 그것은 대개 새의 처절한 지저귐을 닮은 바람 소리, 짝을 찾는 고라니의 울음 같은 차의 경적, 그리고 왕성한 생의 욕구가 담긴 소음들이었다. 무채색한 도시가 숲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건 살아가고자 하는 것들이 목숨 걸고 투쟁하는 곳이라서, 사현은 이곳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로지 무엇이 사느냐의 차이일 뿐이지. 도시는 인간의 숲, 산은 짐승의 도시였다.숲에서 쫓겨난 지는 백여 년이 넘었다. 도망치듯 달아나온 숲은 더 이상 짐승만의 것이 아니었다. 인간이 화승총.. . 처음부터 그랬지만, 당신에게는 먹잇감 이상의 경계가 있었다. 한 번 뱀에게 물린 노루가 낙엽 속을 두려워할 때의 모습과 닮았다고 해야 할까. 당신이 표적이 되는 것에 예민하듯 포식자인 그 또한 ‘선별’하는 감각에 예민했다. 처음부터 저에게 내보이던 경계심을 모를 수가 없지. 다만 조금 슬픈 건 여기가 연회지라서. 이곳에서까지 경계를 풀지 못하는 걸까, 싶은 마음은 있었다.명예, 서라벌, 유착······. 그딴 건 뱀은 모른다. 인간들이 아니라 나무들 사이에 끼어 살아왔으니. 자신의 얽매는 것이라면 몸을 부풀려 끊어내면 되었다. 그러나 당신은······. 천 안에 숨겨진 얼굴이 쓰게 변했다. 자세한 건 모르지만, 느껴지는 건 있었다. 필히 매와 오소리 사이에 끼인 뱀 같은 마음이었던 거겠지. 홀로 살아온 .. 윤한민 로판 묘사 문단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