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66) 썸네일형 리스트형 기억의 정의: 김진유 과거 로그(미완) 그의 예식장은 12층이었다. 주차장에서 예식장으로 올라가려면 고층용 승강기를 이용해야 했는데 승강기의 정원은 15명, 두 대를 합해서 30명이었다. 승강기 앞에는 사람들이 열 명 남짓하게 서 있었고 방금 막 떠난 승강기 한 대는 이제 2층을 지나는 중이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내장을 텅 비운 승강기가 도착하자 사람들은 작은 직사각형 틀 안으로 몸을 욱여넣었다. 진유는 그들이 모두 올라탄 뒤에 마지막으로 몸을 밀어 넣었는데, 끄트머리에서 누군가 아, 밟지 마세요, 라고 하는 목소리가 들린 것도 같았다. 고층 전용이었으니 12층에 도달하는 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승강기 문이 열리자마자 식장 입구와 접수대가 눈에 들어왔다. 진유의 선배이기도 하고 그의 선배이기도 한 장 형은 그 좁은 접수대 테이.. 타피 과록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소음 뜨거운 햇빛으로 달궈진 먼지의 맛이 느껴졌다. 타플리카스는 모로 누워 천천히 부유하는 공기의 잔여물을 바라보았다. 조용한 휴일의 아침이라 비정상적으로 조용한 광경이 어울렸다. 무음은 존재하지 않는 공간 같은 이질감을 주었다. 문득 나른함이 몰려와 눈을 다시 감으려던 찰나 희미한 진동이 감각을 일깨웠다. 멀리서 울리는 것이 아닌 하나의 벽 건너에서 생긴 일종의 생활 소음이었다. 어차피 평소 그가 일어나던 시간보단 늦었다. 탁자에 놓인 전자시계로 눈을 옮기니 과연 30분이나 더 낮잠을 잔 상태였다. 타플리카스는 서서히 매트리스 위에서 일어나 핸드폰 주변을 더듬었다. 어젯밤 던져둔 머리끈이 손끝에 걸렸다. 그는 먼저 뒤척임으로 엉킨 뒷머리를 대충 모아 묶었다. 충전이 끝난 핸드폰에는 휴일답게 쌓인 알람이 없으.. 이전 1 ··· 17 18 19 20 21 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