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울렸잖아... (투정하듯 중얼거리며 엄지로 당신의 손등을 살살 훑는다. 아프겠지. 하지만 놓을 생각은 없다. 놓아두면 또 어디론가 사라져버릴 것 같아서. 놓아줄 수가 없다. 당신의 얼굴에 눈을 고정한 채 가만히 관찰한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저 작은 머리로 어떤 결론을 내놓을 것인지...) ...알아. 그러니 이렇게 날이 갈수록 더 예뻐지는 거 아니겠어. 더 아름다워지고, 강해지고... (그러나 강해지는 만큼 스스로를 좀먹고. 손바닥에 닿는 입술이 참으로 부드럽고 따스하다. 숨결이 느껴진다. 당신의 숨결이. 이 숨결 하나가 행복한 채로 길게 이어졌으면 해서 차라리 당신을 포기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내가 있어야만 당신의 삶이 밝아진다면... 피부가 찢어지는데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오히려 당신의 입가를 제 피가 물들여서 좋다. 자신의 것으로 덮어진다는 점에서.) 최악 대신 차악을 쌓다 보면, 어느 순간엔 차선이 나타나기도 하는 법이야. 그러니까 기담형, 우리... (... 눈을 가만 깜박인다. 피가... 왜 이렇게 많지. 너무... 너무 뜨거운 거 아닌가. 이렇게까지 나오면... 안 되는데. 내 피는 뜨겁지 않은데. 턱을 타고 뚝뚝 흐르는 피로 눈이 내려갔다가... 그래, 절망. 혹은 두려움에 가까운 표정으로 다시 당신을 바라본다. 피가 빠르게 돈다. 느리게 흐르던 피가 머리까지 솟구치는 기분이다. 당신만 보면 이렇게 된다. 흥분하거나, 혹은 이렇게... 절망적이라.) ...달포. 달포 뒤. 그때 오기는 할 건가? ...도망가는 게 아니라? (머리가 뜨거워져서 오히려 차분해진다. 침착하고 낮은 목소리로 당신에게 속삭인다. 이 정도로 죽을... 사람은, 아니지.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내가 죽지 못하게 만들 테니. 절대 죽을 수 없지. 여전히 단검이 박혀 있는 곳에 손을 뻗어 부드럽게 누르고, 그새 피가 멈춘 손으로 당신의 뒷목을 잡는다. 도망갈 수 없게. 절대로.) 난 아이가 아니야. 그대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동안 온갖 것을 보고, 하며 살았어. 몸이 떨어지게 된다고 그대를 잊을 줄 아나? (피식 웃는다. 정말 불안을 떨치지 못한 애 같은 선택이 아니던가. 바싹 고개를 들이밀고 입술이 닿을 지경까지 다가간다. 비릿한 피냄새가 훅 끼친다. 후각이 예민한 뱀이라... 그 사실에 등골이 오싹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그 어떤 피 냄새도 두렵지 않지만 오로지 당신의 것만은... 목 뒤에 발톱이라도 다가온 것처럼 소름끼친다.) ...아니지. 오히려 더 그리고 바라며 애가 닳겠지. 안타깝게도 한 번 문 건 도저히 놓지 못하는 게 뱀 아닌가. 그러니까, 난 그대와 입술을 포갠 순간부터 영원히 놓을 생각이 없었어. 포기해. 이제 그만 받아들여. (턱을 타고 흐르는 피를 혀로 천천히, 진득하게 핥아올린다. 이리 폭력적으로 나오면... 나도 그리 되는 수밖에 없다.) 난 널 미워할 수가 없어, 기담형. 갈망한다면 모를까. (또 못된 말이라도 하기 전에 억지로 입에 혀를 욱여넣는다. 아까의 따스하고 몰캉한 느낌이 아닌 비리고 끈적한 느낌이 들지만, 그렇다고 놓아줄 생각도 없다. 넘어오는 피조차 꿀떡꿀떡 삼키며 당신을 괴롭히기라도 할 생각으로, 숨 쉴 시간조차 주지 않고 입 안을 헤집는다. 흔들리는 다리를 툭, 발로 쳐 오히려 균형을 잃게 만든다. 꼭 저에게 지탱하도록. 자신에게 기댈 수밖에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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